‘경기도형 협치’로 실질 성과낸 ‘충칭 외교’

김동연 지사와 김진경 의장의 동행

 

[정도일보 김제영 기자]  경기도가 중국 충칭시와 우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질적 성과 중심의 외교를 펼쳤다. 특히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이 함께한 ‘투톱 외교’가 주목받고 있다. 광역단체장과 광역의회 의장이 동시에 세일즈외교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행정과 입법의 ‘원팀’ 외교가 본격 가동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충칭시청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경기도와 충칭시는 AI 산업을 매개로 한 구체적 협력 방안을 잇따라 도출했다. 김 지사가 현장에서 직접 제안한 ‘AI 교차협력’은 충칭시 량장신구와 경기도 판교를 포함한 양측 6개 AI 클러스터 간 교류를 통해 기업들의 상호 진출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양측이 곧바로 합의했다.

 

량장신구는 푸둥신구, 톈진신구와 함께 중국 3대 국가급 신구로 꼽힌다. 이와 함께 내년 충칭 기업박람회 개최, 공동 관광 마케팅, 실무협의회 구성 추진이 합의돼, 단순한 서명행사를 넘어선 실질적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충칭시는 실무협의회 대표를 국장급이 아닌 부시장으로 격상 지정해 협력 강화 의지를 보였다.

 

특히 이날 협약식에서 충칭시는 경기도 대표단에 공식 오찬을 마련했다. 보통 첫 협약 시에는 회담만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경기도 대표단의 외교적 무게감을 고려한 환대라는 해석이다. 김진경 의장을 비롯해 NHN클라우드, 메가존클라우드, 한글과컴퓨터, 다임리서치, 하이퍼놀로지, 에이아이웍스, 이니텍, 엔닷라이트 등 경기도 AI 기업 관계자 8명이 함께한 ‘민·관·정 대표단’이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협약식 인사말에서 김동연 지사는 “오늘 단순히 서명만 하는 형식적인 행사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며 “사인의 세리머니가 아닌 실질적 성과를 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례적인 발언이었지만, 이후 현장에서 곧바로 AI 교차협력과 관광마케팅 등 구체적 성과로 이어졌다.

 

도의회와 인민대표대회 간 교류 논의도 병행됐다. 김 지사는 후헝화 충칭시장에게 “도지사와 도의회 의장이 함께 와서 협력 외교를 벌이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소개했고, 충칭시장은 이에 “양국 관계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특히 지방정부 간 협력이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화답했다. 김진경 의장은 “경기도와 충칭시 간 우호협력 체결을 계기로 경기도의회와 충칭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간 교류 협력의 기회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김 지사와 김 의장은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에서도 일정을 함께했다. 이들은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간담회를 열고 경기도 차원의 지원 의지를 약속했다. 김 의장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한 해에 이곳 충칭에서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만나 뵙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며 “헌신을 경기도와 대한민국이 잘 기억하고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김 지사가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경기도로 초청할 뜻을 밝히자, 김 의장은 “지사님과 협력해 좋은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혼자 초청하는 것보다 의장님과 함께 하면 경기도민들의 마음이 더 많이 담긴다”며 공동 초청을 제안했고, 김 의장은 이에 동의했다. 두 사람은 앞으로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도지사-도의회 의장 공동 명의로 초청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