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도일보 김제영 기자] 차량이 매몰돼 1명이 숨진 경기 오산시 옹벽 붕괴 사고는 불과 9초 만에 옹벽과 구조물이 차례로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경기남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사고 발생 하루 전인 15일 오전 7시 19분경 오산시 도로교통과에는 ‘고가도로 오산∼세교 방향 2차로 중 오른쪽 부분 지반이 침하하고 있다’는 내용의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인은 “빗물 침투 시 붕괴가 우려된다. 침하 구간은 현장에 가보면 금방 찾을 수 있다”고 알리며 사고 장소 주소와 해당 옹벽 사진을 첨부했다.
경찰도 오산시에 16일 오후 5시경 지반 침하 위험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가도로에 포트홀이 생겼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인근 교통을 통제하다가 도로 하부 지반이 일부 내려앉는 등 특이점을 발견해 이를 시에 알린 것이다. 사고가 나기 약 2시간 전이었다.
하지만 오산시는 16일 사고 현장을 찾아 확인하고도 특이 사항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오산시 관계자는 “4월 21일부터 6월 9일까지 옹벽 안전점검에서도 이상이 없었다”며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7일 13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하고 중대시민재해 적용 여부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중대시민재해는 공중이용시설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 결함으로 사망자 1명 이상이 발생하거나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한 경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