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고양시, 관광객 몰리는 행주산성...예산 삭감에 기반시설 ‘제자리걸음’

도로 인프라 확충 예산 3회 연속 삭감…비좁은 차로에 관광객 교통혼잡

 

[정도일보 김현섭 기자] 고양시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의 도약을 목표로 행주산성 일대 활성화에 나섰지만, 시의회의 잇따른 예산 삭감으로 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관광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도로·시설 등 기본 인프라가 미비해 관광객 불편과 안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행주산성은 해마다 '행주가예술이야', '행주문화제' 등 지역 축제를 비롯해 국수, 장어로 유명한 먹거리촌과 함께 연중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오는 6월에도 드론 불꽃쇼, 투석전 재현 등 다채로운 행사가 예정돼 있다.

 

최근에는 노후 관광시설을 재단장하고, 장항습지·대덕생태공원 등과 연결된 수변 데크길이 개통되며 외지 관람객 유입이 더욱 활발해졌다. 대형 공연을 관람하려는 방문객들도 늘며 행주산성의 입지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에 시는 2023년부터 '행주산성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관광 기반시설 확충에 나섰다. 그 핵심인 '행주산성 순환도로' 사업은 교통 혼잡 해소와 보행·자전거 도로 정비를 골자로 한다. 시는 기본설계 및 도시관리계획 수립을 위해 총 2억 원의 예산을 지난해 2회 추경부터 세 차례에 걸쳐 요청했지만, 모두 시의회에서 삭감됐다.

 

이처럼 예산이 확보되지 못하면서 기본설계조차 착수하지 못해 사업은 표류 중이다. 현재 행주산성 인근 도로는 대부분 왕복 2차로에 불과하며, 인도와 자전거도로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보행자 안전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이 외에도 시는 '행주산성 역사공원'과 '행주나루 선착장' 개발, '한옥마을' 조성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창릉지구 개발에 따라 조성되는 행주산성 역사공원은 궁도장, 역사박물관 등을 포함해 약 32만㎡ 규모로 계획됐으며, 수상레저 및 교통 연계를 위한 선착장 개발도 병행 중이다.

 

시는 특히 행주서원 등 역사 자원과 한류 콘텐츠를 결합한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기반시설 확보가 지연되면서 관광객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현장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행주산성을 세계적 수준의 관광지로 만들기 위한 종합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시의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