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도일보 김제영 기자] 전통시장과 시장 상인 보호에 대해 각각 70.1%, 54.2%가 긍정적이라고 답한 가운데 전통시장에 대한 정부 지원의 효과(방문 매력도 변화)에 대해서는 ‘변화 없다’가 41.2%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연구원이 2024년 전국 성인 1,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로, 연구원은 전통시장에 집중된 지역상권 지원책을 진단하고 개선책을 제안한 ‘지역상권 지원정책 개선 방향 연구’를 발간했다고 8일 밝혔다.
응답자 31.3%는 ‘골목상권 보호’(31.3%), ‘소상공인 생계 보호’(27.9%) 등의 이유로 전통시장에 대한 정부 지원을 찬성하면서도 ‘일시적인 지원 효과’(28.8%), ‘형평성에 어긋나는 특정 상인 지원’(24.1%) 등의 이유로 반대한다고도 밝혔다.
실제로 전통시장의 정부 지원으로 방문 매력도가 변화했냐는 질문에 응답자 27.2%가 ‘상승’이라 답한 반면 41.2%는 ‘불변’, 5.1%는 ‘하락’이라 답해 부정 응답이 긍정보다 높았다.
이런 가운데 ‘비지정 시장’(시장 기능을 지니지만 ‘인정시장’이 아닌 경우) 지원 배제 정책은 ‘타당하지 않다’(52.1%)는 의견이 ‘타당하다’(22.8%)보다 높아 현행 비지정 시장 지원 배제 방식은 재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인식은 소상공인 밀집 골목상권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로까지 이어져 그 필요성을 묻는 말에 48.9%가 긍정 응답을, 28.9%가 부정 응답을 보였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발행하는 온누리상품권에 대한 사용처 확대 의견도 높아 ‘주거지 인근 골목상권’(40.3%), ‘전통시장 인접 소상공인 매장’(28.4%) 등으로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동안 ‘지역상권’에 대한 지원정책은 전통시장법에 근거해 전통시장, 상점가, 골목형 상점가 세 가지 유형의 ‘법정상권’에 편중됐다. 그러다 보니 이보다 훨씬 많은 소상공인 사업체가 소재한 ‘비법정 상권’은 지원정책의 사각지대로 방치됐다.
최근 지역상권법 제정으로 별도의 지원체계는 마련되었지만 기존 제도와 중복되거나 제도 과잉으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신기동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통시장 개방에 따른 국내산업 보호 측면에서 실시한 전통시장 지원정책의 대상 집단 절대 다수는 전업하거나 은퇴했고,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지원사업은 임계점에 도달한 만큼 이제는 추가적인 지원의 당위성이 약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하지만 전통시장은 여전히 유통거점 역할을 지속하고 있으므로 유통산업 정책 차원의 육성지원에 초점을 두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전통시장 지원책을 소상공인 보호 측면보다는 지역경제 자족성과 지역공동체 정체성 측면에 방점을 두자는 것이다.
신기동 선임연구위원은 “지역상권 지원정책의 기본방향을 ‘전통시장에 대한 특별한 집중적 지원’보다는 ‘소상공인 밀집상권에 대한 보편적 균형적 지원’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따라 온누리상품권과 지역화폐의 통폐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