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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GK는 1명이지만 3명의 힘으로 골문을 지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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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일보) 그라운드에 나서는 열한 명의 선수 중 골키퍼는 단 한 명이다. 그 한 자리를 위해 세 명의 골키퍼가 경쟁하고, 동시에 협력한다. 그래서 그라운드에 나서는 한 명은 다른 두 명과 항상 공존한다.


27일과 3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한국과 뉴질랜드의 ‘신세계 이마트 초청 여자 국가대표팀 친선경기’가 열린다. 22일 파주NFC에 소집된 여자 국가대표팀은 내년 1월 인도에서 열리는 2022 AFC 여자 아시안컵을 대비해 열리는 이번 친선 2연전에서 전보다 향상된 경기력으로 승리할 것임을 다짐했다. 세 명의 골키퍼도 물론이다.


김정미(인천현대제철), 윤영글(경주한수원), 강가애(세종스포츠토토)는 콜린 벨 감독 체제 출범 후 꾸준히 여자 국가대표팀에 발탁되고 있는 골키퍼들이다. 특히 김정미는 지난해 10월 열린 여자 U-20 대표팀과의 스페셜매치에서 18개월 만의 국가대표 복귀전을 치른 뒤, 계속해서 벨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 김정미는 “나이는 상관 없다”는 벨 감독의 선수 선발 철학을 대표하는 존재다.


A매치 119경기를 뛴 베테랑 골키퍼 김정미에 비하면 윤영글(21경기)과 강가애(14경기)는 경험이 적다고도 할 수 있지만, 각각 7년차와 6년차 국가대표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골키퍼들이다. 서로가 경쟁자인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언제나 서로를 응원하며 함께 훈련에 임하는 것도 진실이다. 윤영글의 말처럼 “경기는 한 명이 나가지만 세 명의 힘으로 골문을 지키는 것”이다.


윤영글은 지난 10월 열린 미국과의 원정 친선경기 1차전에서 ‘선방쇼’라 할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0-0 무승부에 공헌했다. FIFA 랭킹 1윌 미국을 상대로 무실점을 지킨 이 경기는 윤영글이 오랫동안 꿈꿔온 것들이 현실이 된 경기였다. 그는 “벤치에 앉아서 늘 상상했던 경기였다. (김)정미 언니가 뛰는 모습을 보며 나를 대입해 상상하곤 했다. 그렇게 쉼 없이 달려왔는데, 그게 빛을 보게 된 것 같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꿈의 경기가 실현된 것은 벅찬 행복이었지만 윤영글은 잊고 나아가야할 때라고 했다. 그는 “주위 사람들은 내가 얼마나 죽을힘을 다해 달려왔는지 알기 때문에 함께 공감해주고 같이 눈물을 흘려줬다”면서 “경기는 이미 끝났고, 이제는 그 시간들을 잊으려고 노력한다. 나태해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소집 사흘 전 W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치른 윤영글은 2년 연속 준우승의 아쉬움에 대해 “아쉬운 것을 얘기하면 끝도 없을 것 같다. 잊고 내년에 다시 도전해야 한다. 아직 우승을 한 번도 못해봤는데, 이번 챔피언결정전이 첫 우승 기회일 줄 알았다. 아마도 하늘에서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더 큰 선물을 주려고 시련을 먼저 준 게 아닐까 싶다”며 웃어보였다.


윤영글은 긴 시간 국가대표 골키퍼로 함께 해온 김정미와 강가애에 대해 “분위기가 항상 좋다. 오늘 훈련에서도 정미 언니가 먼저 파이팅하자며 분위기를 이끌어줬다. 경기는 한 명이 나가는 것이라 어려움이 없지 않지만, 여자축구를 위해서 힘을 합치자는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는 한 명이 나가지만 세 명의 힘으로 골문을 지켜야 한다. 이번 뉴질랜드전에서도 우리 골키퍼들이 실점하지 않는다면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2016년 6월 미얀마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에 데뷔한 강가애는 2017년과 2019년 미국 원정에서도 한국의 골문을 지킨 바 있다. 2019년 미국전 이후 2년 넘게 A매치 출전이 없는 강가애지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매 훈련에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이 힘들거나 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강가애는 국가대표가 되기 이전의 자신을 ‘우물 안 개구리’라고 표현했다. 그는 “국가대표가 돼서 미국과 같은 강팀들과의 경기를 치르며 우물 밖을 경험하게 됐다. 경기를 뛰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되지만 벤치에서 경기를 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밖에서 볼 때는 더 큰 틀에서 경기를 보게 되니까 얻는 것이 많은 것 같다”며 그간의 국가대표 경험을 돌아봤다.


강가애는 가장 기억에 남는 A매치로 첫 미국전(2017년)을 꼽았다. 그는 “볼 스피드가 예상치 못한 수준이었다. 우물 밖을 제대로 경험한 것이다. 이게 진짜구나, 이게 월드클래스구나, 느꼈다. 더 발전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매 경기, 매 훈련을 거치며 성장하고 있는 그는 선배들과 함께하는 것이 자신의 축구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세 명의 골키퍼 중 막내인 강가애는 “언니들과 함께 해온 기간이 긴데 분위기가 항상 좋다. 경험 있는 언니들이기 때문에 배울 점이 많다. 언니들이 이끌어가는 분위기 속에서 매 소집 때마다 재미있게 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언니들이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같이 맞춰간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선배들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김정미는 이번 소집을 앞두고 WK리그 통합 9연패라는 쾌거를 이뤘지만, 개인적으로는 힘든 일을 겪었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김정미의 아버지가 급성 패혈증으로 입원하게 된 것이다. 김정미는 “연세가 많으신 아빠가 몸이 너무 안 좋아져 중환자실에 계신다. 경기를 하면서도 멘탈을 잡는 것이 힘들었지만 팀 동생들이 함께 해준 덕분에 이겨냈다. 그 간절함 덕분에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와의 친선 2연전을 앞두고 소집에 임하는 김정미의 마음은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소집에 응하면서 이게 맞는 걸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아빠가 정말로 원하시는 게 무엇일지 생각했다. 내가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빠가 바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왔다”며 눈물을 삼켰다.


37세인 김정미는 “앞으로 선수 생활이 많이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은 것 하나하나가 간절하고 소중하다. 이렇게 소집된 것도 너무나 감사할 일이다.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다”며 선수로서의 열정을 보였다. 2003년부터 19년째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는 “과거에 어땠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하면 미래에 조금 더 나아질까를 생각한다”며 여전히 성장을 추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정미는 “벨 감독님이 항상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그게 내게는 정말 강한 메시지가 된다. 그 말씀에 부응하려고 노력한다. 더 잘하고 싶은 욕심과 열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 국가대표팀이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감독님이 이끄는 대로 따라갈 것이다. 얼마나 힘든 훈련이 될지 알지만 참고 이겨낼 각오가 모두 다 돼있다. 꼭 좋은 결과를 만들어보겠다”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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