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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개] 디카시 교본시집, 박주영의 '돋아라, 싹'

 

 

 


[정도일보 김현섭 기자] '디카詩'는 디지털카메라(휴대폰)로 사물이나 장면 등의 사진을 찍고, 거기서 순간적으로 느낀 감흥을 짧은 5행 이하 짧은 시로 표현하는 작품이다. 따라서 좋은 디카시는 피사체의 단순 묘사를 뛰어 넘어 비유적, 서정적으로 사진 너머에 있는 사유를 끄집어내는 능력에 있다.  

 

디카시집 '돋아라 싹'은 2020년 전국 최초로 ‘뉴스N제주’가 신춘문예 디카시 부문을 기획하고 응모결과 ‘늦가을’이라는 제목으로 당당하게 당선의 영광을 안았던 박주영 시인의 첫 출간작이다.

 

시집에는 총 4부 52편 수록되어 있다. 마치 디카시의 교본을 보는 듯 사진과 어우러진 정제된 시가 압권이다. 

 

 

 

대중적 인기를 받고 있는 복효근 시인은 평설을 통해 “박주영 시인의 디카시 원고를 보면서 시인이 평소에 사진을 통해 그의 미적 감각을 세련되게 표현해왔음을, 말하자면 사진에 뛰어난 조예를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며 “그런 그가 시적인 요소를 피사체 속에서 포착하여 효과적으로 사진에 담아내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시적 모티프를 한 컷 한 컷 매우 적절하게 사진 속에 담고 있으며 그것을 적절한 언어 표현과 융합하여 훌륭한 디카시로 빚어내고 있음을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사체가 주는 시적 모티프를 이만큼 적절하게 포착하기 어렵다. 사진의 구도가 어떠해야 그걸 보는 사람이 어떤 느낌을 갖게 되는가에 대하여 사진 예술가로서의 안목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순간을 찍는 포착의 예술이지만 긴 시간 수많은 관찰과 훈련을 통해 길러진 직관의 힘에 의해 이 순간의 포착은 가능한 것”이라며 “박주영 시인은 디카시를 통해 자신과 우리의 내면을 성찰하고 있으며 삶과 자연과 우리 사회의 깊은 곳을 통찰하고 있다. 약자와 상처받은 자를 응원하고 있다. 시인은 오래 연마한 사진예술의 기법을 통해 피사체의 시적 모티프를 효과적으로 순간 포착하여, 적절한 비유와 상징으로 언어화함으로써 빼어난 디카시를 빚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독백

 

경계를 지키는 일은
서로를 지켜 주는 것

 

한발 더 다가가고 싶을 때
물러나 바라보는 일도 사랑


※어느 갯벌의 물고랑과 새 두마리의 위치가 참으로 공교롭습니다. 시인은 이 사진을 통해 사랑의 깊은 속내를 들여다봅니다. 그러면서 사랑의 덕목 가운데 하나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지켜주는 절제된 감정을 이야기합니다. 이 사진을 보고 경계와 사랑을 이야기하며 '독백'으로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시인의 마음이 참으로 서정적입니다.

 

 

 

◆박주영(본명:박성환) 디카시인

 

경북 경주 출생
2020년 《뉴스N 제주》 신춘문예 디카시 부문 당선
시집 『푸르게 공중을 흔들어 보였네』외 다수 공저
《한국디카시학》 편집위원
동서문학회, 시문회, 시사모, 한국디카시인모임, 디카시마니아, 한국식물연구회 회원,

네이버 블로그 '풀향기 글방'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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