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 이상수 박사] 부풀려진 허상을 넘어, ‘내면의 출애굽’을 꿈꾸며

[기고문] 해마다 봄의 문턱에 서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해방의 기록, ‘유월절(Passover)’을 떠올리게 된다. 약 3,500년 전, 억압의 땅 이집트를 탈출한 한 민족의 서사는 오늘날 종교를 넘어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진다. ‘넘어간다’는 뜻의 유월절은 죽음의 재앙이 한 집을 비껴갔다는 구원의 상징이지만, 그 본질은 인간을 억누르는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생명으로 나아가려는 보편적 의지에 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가 마주한 ‘이집트’는 어디인가. 더 이상 채찍을 든 압제자는 없지만, 우리 안에는 보이지 않는 감옥이 존재한다. 끝없는 욕망과 타인의 시선, 비교와 경쟁이 만들어낸 내면의 속박이다. 유월절의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풀면 ‘부풀려진 가짜 나’를 덜어내는 일이다. 발효되지 않은 무교병처럼, 삶을 과장하는 허영과 위선이라는 ‘누룩’을 걷어내라는 요청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포장해야 하는 시대일수록,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마주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진정한 해방은 익숙한 불행에서 벗어나는 순간 시작된다. 이집트를 떠난 이들이 광야를 택한 것은 안락함 대신 자유를 선택한 결단이었다. 우리 역시 나쁜 습관과 과거의 상처, 스스로를 가두는 고정관념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