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도일보 김현섭 기자] '7200명.' 지난해 경기도 화성시의 출생아 수다. 전년도의 6714명보다 500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2년 연속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출생아 수 1위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 역시 화성시는 지난해 1.01명으로 인구 100만명이 넘는 전국 5개 특례시 중 유일하게 1.0명을 넘겼다. 전국(0.75명)은 물론 경기도 평균(0.79명)을 크게 웃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가임 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다.
화성시의 출생아 수 1위는 인구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 일자리가 풍부하고 안정된 정주 여건을 조성하면 젊은 층이 모이고 출산도 는다는 단순하지만 기본적인 명제다.
화성시는 청년인구는 전반적인 추세와 역방향이다. 2019년 25만6101명이던 청년 인구는 지난해 28만91명으로 5년 사이 2만3990명 늘었다. 지난해 역시 전년 대비 4441명 증가했다.
청년 유입은 자연스럽게 혼인→출산으로 연결된다. 지난해 기준 화성시 청년 1000명당 혼인율은 2.0%로, 수원(1.8%), 고양(1.6%), 용인(1.6%) 등 인구 규모가 비슷한 수도권 특례시중 가장 높다. 청년 1000명당 출생아 수 역시 25.7명으로 특례시 중 유일하게 20명을 넘는다. 혼인 100건당 출생아수 역시 128.6명으로 다른 특례시와 큰 격차를 보인다.
화성은 경기도 기초지자체 중 사업체 수가 12만1189개로 가장 많이 몰려 있는 도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등 대기업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제조업체 수 역시 2만6689개로 전국 1위다. 기업들이 몰려들면서 지역 내 총생산(GRDP) 역시 2022년 기준 95조1507억원으로 전국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풍부한 일자리에 걸맞은 정주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두차례에 걸친 개발 사업을 통해 조성된 인구 41만명 규모의 동탄1·2신도시다.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동탄신도시는 수도권 남부의 대표적인 신도시로 자리매김하면서 주변 기업들에 안정적인 거주 환경을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저출생 문제는 단순히 출산을 장려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청년이 일하고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기업 유치와 정주 중심의 도시계획을 통해 청년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시의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