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나만 빼고가 아니라 나부터

 

 

[이상수 칼럼] 6월의 첫날이다. 초록이 짙어지고 논밭에는 모내기가 시작되는 계절이다. 옛사람들은 "농사는 하늘이 절반, 사람이 절반"이라고 했다. 하늘이 비를 내려도 씨를 뿌리고 가꾸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좋은 나라는 훌륭한 제도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과 책임이 모여 나라의 수준을 결정한다.


우리는 흔히 정치가 문제라고 말한다. 정치인을 비판하고 정당을 탓하며 나라 걱정을 한다. 그러나 가장 쉬운 일은 남의 허물을 찾는 일이고, 가장 어려운 일은 자신의 허물을 돌아보는 일이다. 남의 눈 속 티끌은 잘 보면서도 자기 눈 속 들보는 보지 못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은 '내로남불'이다. 내 편이 하면 정의이고 남의 편이 하면 불의가 된다. 내가 하면 실수이고 남이 하면 죄가 된다. 상대를 인정하기보다 배제하려 하고, 설득하기보다 공격하려 한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상대를 없애는 제도가 아니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다. 대화와 타협, 참여와 책임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이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선거를 외면하는 것은 권리를 포기하는 동시에 책임을 버리는 일이다. 민주주의는 방관 속에서 자라지 않는다. 참여하는 시민 속에서 성장한다.


정치는 결국 국민의 거울이다. 거울 속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거울을 깨뜨린들 달라질 것은 없다. 정치를 바꾸고 싶다면 먼저 우리 자신부터 바뀌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말은 "나만 빼고"가 아니라 "나부터"다. 나부터 법을 지키고, 나부터 상대를 존중하며, 나부터 책임을 다할 때 정치도 함께 나아간다.


좋은 나라는 거창한 구호가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나부터 하겠습니다"라고 실천하는 시민이 많을 때 비로소 좋은 나라가 된다.


6월의 첫날, 정치인을 향해 뻗었던 손가락을 잠시 거두고 자신을 돌아보자. 남을 가리키는 손가락 하나보다 자신을 향한 세 개의 손가락이 더 큰 가르침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정치인 몇 사람이 아니라 "나부터"를 실천하는 국민들의 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