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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년교육학회, 초고령사회 해법으로 ‘공존·돌봄·학습’ 제시… 실천형 노년교육 모델 공유

15일 춘계 학술대회 통해 “세대공동체와 노년교육의 미래를 묻다”

 

 


[정도일보 김현섭 기자]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에서 세대공동체 회복과 노년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학술 교류의 장이 마련됐다. 한국노년교육학회(회장 전수경)는 15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열린관 대강당에서 「2026 한국노년교육학회 춘계 학술대회 및 워크숍」을 개최하고, ‘세대공동체와 노년교육: 공존, 돌봄, 학습’을 주제로 다양한 연구와 현장 실천 사례를 공유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급속한 고령화와 세대 간 단절, 돌봄 위기, 디지털 격차, 사회적 고립 등 한국 사회가 직면한 복합적 문제 속에서 노년교육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세대 통합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실천적 교육 모델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장에는 전국의 노년교육 연구자와 평생교육 관계자, 대학 연구자, 복지 현장 실무자 등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오전 워크숍에서는 백만기 위례인생학교 초대 교장이 ‘돌봄에서 나눔으로’를 주제로 노년학습공동체 ‘인생학교’ 운영 노하우를 발표했다. 발표에서는 초고령사회 속 노인을 단순한 복지 수혜자가 아니라 경험과 지혜를 사회에 환원하는 ‘주체적 시민’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특히 영국 U3A(University of the Third Age)를 한국형으로 재해석한 ‘인생학교’ 모델이 소개되며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발표진은 “노년의 배움은 단순한 취미 교육이 아니라 관계와 성장, 나눔의 과정”이라며, 지역사회 안에서 노년층의 경험과 재능을 공동체 자산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분당·위례·춘천·세종 등 지역 기반 학습공동체 사례와 공공·민간 협력 모델도 공유됐다.

 

오후 개회식에서 한국노년교육학회장인 전수경 남서울대 교수는 환영사를 통해 “노년교육은 더 이상 노인만을 위한 교육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세대를 연결하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사회적 플랫폼으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과 노년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학술대회가 정책과 현장,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협력하는 실천적 논의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조강연에서는 김찬호 성공회대 초빙교수가 ‘세대를 잇는 배움의 인연’을 주제로 세대 간 학습과 관계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모든 것을 아는 사람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없다”는 파울로 프레리의 말을 인용하며 세대 간 상호 배움의 가치를 설명했다. 이어 “높은 사람이 아랫사람의 말을 듣고, 노인이 젊은이에게 귀 기울이는 세계는 축복받아야 한다”는 탈무드 구절을 소개하며 세대 간 존중과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김교수는 ‘교학상장(敎學相長)’과 ‘망년지교(忘年之交)’의 의미를 언급하며, 나이의 차이가 수직적 서열이 아니라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관계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주제발표에서는 대학과 지역사회, 복지기관, 문화예술 현장을 아우르는 다양한 세대공동체 모델이 소개됐다.


서원대학교 김정진 교수는 ‘RISE 기반 세대공동체 교육모델 구축 사례’를 발표하며, 대학이 단순한 학위기관을 넘어 지역 평생교육 플랫폼이자 세대융합 학습 생태계의 허브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표에서는 청년·신중년·노년이 함께 참여하는 ‘생애학습캠퍼스’ 개념과 지역혁신(RISE) 기반 교육 생태계 구축 방향이 제시됐다.

 

이화여대 박민선 연구교수는 ‘일상 기반 세대공유공간의 구조와 의미’를 주제로 발표하며, 세대공유공간이 단순한 물리적 장소를 넘어 다양한 세대가 접촉하고 상호작용하며 관계를 형성하는 공동체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주시의 ‘함께라면’ 사례를 소개하며, 라면 조리 공간이라는 일상적 장소가 세대 간 관계 회복과 지역 공동체 형성의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전남대학교 박주희 연구교수는 ‘인문커뮤니티역량지도사 과정’을 소개하며, 인문학 기반 공동체 교육이 갈등 조정과 소통, 자기 성찰, 지역사회 연결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AI 시대 노년층의 디지털 격차 문제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설진아 발표자는 ‘시니어 플래닛(Senior Planet)’ 사례를 중심으로 노년층 AI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생성형 AI 확산 속에서 노년층의 사회적 배제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수연 연구자는 디지털 리터러시와 운동 참여의 관계를 분석하며, 디지털 기술이 노년층 건강관리와 사회참여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세션에서는 세대통합을 위한 다양한 실천 사례도 소개됐다. 성가정노인종합복지관 최은영 팀장은 세대교류 프로그램 사례를 통해 청소년과 노인이 함께 활동하며 지역공동체를 회복하는 과정을 발표했다. 이어 성북노인종합복지관 송향숙 관장은 청년과 어르신이 함께 삶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자서전 그림책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노년교육이 삶을 재구성하고 세대 간 공감을 연결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대학생의 노인 인식과 노부모 부양의식 연구, 농촌 민간문해교육기관 기반 세대공동체 사례, 참여형 디자인 교육을 통한 노년 놀이 경험 증진 연구 등 다양한 연구 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정인숙 교수(남서울대)는 ‘대학생의 노인에 대한 태도와 노부모 부양의식 조사’ 발표를 통해 “초고령사회에서 세대통합 교육과 노인 이해 교육은 미래 세대의 건강한 부양의식 형성과 공동체 가치 회복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김한준 교수(남서울대)는 “이번 학술대회가 단순한 연구 발표를 넘어, 초고령사회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세대공동체를 회복하고 노년교육을 재설계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면서 “무엇보다 노년교육을 단순한 ‘복지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세대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사회적 플랫폼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학계와 현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견을 밝혔다.


한편 이번 「2026 한국노년교육학회 춘계 학술대회 및 워크숍」은 한국노년교육학회 주최로 진행됐으며, 학술대회 종료 후에는 연구윤리 교육과 폐회식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