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을 관리하기 위해 은행을 찾고, 재산을 지키고 증식하기 위해 회계사와 세무사의 식견에 의존한다. 그 철저함 덕분인지, 번화한 거리를 하루 종일 걸어도 길가에 떨어진 동전 하나 발견하기 어렵다. 누구나 자산 관리에는 빈틈이 없다. 실수라면 몰라도, 돈이 싫어 스스로 지폐를 버리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묻고 싶은 것은 따로 있다. 일생의 안락을 책임지는 ‘돈 단속’에는 이토록 엄격한 우리가, 영원의 시간을 좌우할 ‘마음 단속’에는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가. 보이지 않는 마음이 흩어질까 염려하며 살피는 이는 드물다.
마음은 형체가 없지만 삶 전체를 규정하는 가장 무거운 실체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성과에 매달린 나머지, 내면이라는 정원을 돌보는 일에는 무심하다. 맑은 거울 같던 마음도 욕망과 집착의 먼지가 쌓이면 금세 흐려진다. 성숙이란 바깥으로 향한 시선을 거두고, 내면의 파도를 고요히 관조하는 데서 시작된다. 침묵 속에서 스스로를 비추는 시간, 그때 비로소 마음은 비워지고 다시 채워진다. 보이지 않는 마음을 정갈히 가꾸는 일이야말로 삶의 품격을 완성하는 첫걸음이다.
얼마 전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씁쓸한 장면을 보았다. 창문을 내린 운전자의 손끝에서 타들어 가던 담배꽁초가 신호가 바뀌자마자 도로 위로 내던져졌다. 그것은 단순한 쓰레기 투기가 아니다. 자신의 양심과 인격이 깃들어야 할 ‘마음’의 한 조각을 무심히 버리는 행위에 가깝다.
차 안에 꽁초를 두기 싫다는 이유로, 정작 자신을 담는 그릇인 마음을 거리 위에 버리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재물 한 푼에는 집착하면서, 평생을 함께할 마음을 등한시하는 일은 도무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진정으로 좋아서 피운 담배라면, 그 흔적까지 책임지는 태도가 마땅하다. 작은 행위 하나에도 마음의 품격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리가 집착하는 물질은 유한하다. 삶을 마치고 영원의 길로 들어설 때, 단 한 조각도 가져갈 수 없다. 반면 그 길에 끝까지 동행하는 것은 오직 마음뿐이다. 몸은 공간에 묶여 있지만, 마음은 시공을 넘어 과거와 미래를 오간다. 이 광활한 세계에서 타자와 세계는 결국 마음 안에 포용된다.
계절이 바뀌며 만물이 생동하듯, 인간의 마음 또한 본래 사랑을 품고 있다. 사랑하며 사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마땅한 도리다. 사랑은 한없이 커져 모든 것을 감싸 안을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지극히 사소한 일상 속까지 스며드는 힘을 지닌다.
이제는 시선을 밖이 아니라 안으로 돌려야 할 때다. 통장의 잔고를 점검하듯, 내 마음의 흐름을 살펴야 한다. 혹시 나도 모르게 소중한 마음을 길 위에 흘려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진정한 부는 지갑의 두께가 아니라, 단단히 단속된 맑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