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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필드플레이어' 김태연의 GK 도전기

 

(정도일보) K4리그 전주시민축구단은 전문 골키퍼 없이 두 달을 버텼다. 주장 김태연의 희생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전주는 지난 10일 대구스타디움 보조구장에서 열린 2022 K4리그 22라운드 경기에서 대구FC B와 1-1로 비겼다. 전주 김태연은 중앙 수비수로 풀타임 출전해 빠른 예측과 협력 수비로 홈팀 대구의 공세를 저지했다.


올해 전주의 주장으로 선임된 김태연은 데뷔 17년차 베테랑 미드필더다. 2006년 J리그 비셀 고베를 시작으로 4개국(일본, 한국, 중국, 태국) 13개 팀에서 활약하며 매 순간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김태연은 지난해 K4리그 전주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앞서 K리그1, K리그2, K3리그를 모두 경험한 그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전주의 중심을 잡으며 상황에 따라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오가고 있다. 여기에 지난 5월부터는 팀 사정상 두 달 동안 골키퍼 장갑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전주 양영철 감독은 "기존 골키퍼 두 명이 모두 장기 부상이라 뛸 선수가 없었다. 그때 김태연이 주장이자 최고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골키퍼를 자청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태연은 "누군가는 골키퍼로 뛰어야 했다. 내가 가진 풍부한 경험을 살리면 잘 해낼 것 같아 지원했다"면서 "골키퍼는 처음이었지만 잠전초 시절 동료였던 골키퍼 정산(현 대전하나시티즌)이 훈련하는 걸 어깨너머로 봤던 기억을 되살렸다"고 설명했다.


김태연은 골키퍼로 출전해 10경기 19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버팀목이 됐다. 전주는 그의 헌신에 힘입어 해당 기간 3승 4무 3패로 선전하며 중위권을 유지했다. 김태연은 "춘천시민축구단과 첫 경기에서 자신감을 갖고 나섰는데 2분 만에 실점한 뒤 이게 뭔가 싶었다. 그래도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양영철 감독 또한 "기회를 주니까 점차 발전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호응했다.


전주는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김성국 골키퍼를 영입해 뒷문을 보강했다. 김태연은 다시 본업인 필드 플레이어로 돌아왔다. 그는 끝으로 "K4리그는 이전에 경험했던 태국 1부리그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젊고 패기 넘치는 선수들이 많다. K4리그에 관심 주시면 최근 제주로 이적한 중랑의 김범수처럼 좋은 선수들이 프로에 진출할 계기를 얻으리라 생각한다"며 많은 응원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