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詩] 떡 하나 / 이태훈

  • 등록 2025.06.16 07:16:01
크게보기

 

 

 

※정도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시(자작시 포함)와 짧은 감상평을 보내주시면 소중하게 보도를 하겠습니다. 시인의 등단 여부는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편집국

 


         떡 하나
                      -이태훈

 

겨우 떡 하나 입에 넣었는데
목이 막힌다

 

막힌 곳은 목인데
눈물샘이 터진다

 

떡 하나 입에 물고
눈물 훔칠 줄 몰랐다

 

떡 하나 입에 물고
어머니를 생각한다

 

눈을 들어 그곳,
하늘을 본다
저기쯤 이라고 짐작해 본다

 

겨우 떡을 삼키자
눈물이 쏙 들어간다

 

떡이 이렇게 달고 맛난 줄,
떡이 이렇게 심심하고 맛 없는 줄
미처 몰랐다

 

떡 하나에
울고 웃는다

 

 

※이태훈 시인은 수원시 버드내삼일교회를 섬기는 장로이며, 기술거래사 전문직에 종사하는 시인입니다. 2001년에 크리스챤신문사 신인 문예 시부문 우수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봄부신 날'이 있습니다. 수년 간 크리스천투데이 신문사에 시를 연재했었던, 교회 장로이며 시인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있습니다.

 

작은 개척 교회를 섬기는 이태훈 장로에게 어느 날 교인 한 명이 교회 등록을 합니다. 그리고는 몇 주 지나지 않아 그 성도의 어머니(권사)가 소천을 하며 담임목사께 교회장을 부탁합니다. 물론 담임목사는 흔쾌히 그 청을 수락하면서 담임목사를 비롯해 이태훈 장로와 권사, 집사들이 장례식장을 여러번 찾고 예배를 드립니다.

 

장례식 이후 주일 날, 새등록 성도(서리 집사)는 감사 떡을 맞추고 예배에 참석합니다. 예배 후 감사 떡 절편을 모든 성도들이 나누어 먹습니다. 모든 성도들이 참여하는 단톡방에서는 새등록 성도도 참여 해 이런 글을 남깁니다.

 

"어머니께서 소천을 하신지 열흘 가량이 지났건만 몇 년이 흐른 듯 합니다. 아마도 지금쯤이면 하늘나라 천국 생활에 적응하느라 어머니께서는 무척 기쁜 시간을 바쁘게 보내실 듯 합니다. 어머니를 통해 구원의 확신을 받은 저 역시 어머니와 다시 만날 날을 위해 더욱 성실한 신앙생활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하늘나라 천국 소망의 기쁨과 이 땅에서의 영원한 별리 슬픔이 번갈아 제 마음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마침 감사떡을 먹고 있던 이태훈 장로는 단톡방의 새성도 글을 읽자마자 시상에 사로잡혀 즉흥시를 짓습니다. 말년의 육체적 고통을 끝마치고 하나님 품에 안긴 어머니를 생각하면 기쁨이, 다시는 엄마를 엄마라고 부를 수 없는 현실에서는 슬픔이 교차하는 새성도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대개의 모든 크리스찬들은 공감 능력이 뛰어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역시 사랑의 공감 능력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성도의 모친상을 접하며, 주일 날 감사 떡 하나에 울고 웃는 이태훈 시인의 건필을 기원합니다/ 편집자 주

 


 

편집국 jdib2017@naver.com
Copyright © jungdoilbo.com All rights reserved

정도일보 l 등록번호 경기,아51738 l 등록일2017-11-21 l 발행일자 2019-07-18 l 발행인 우병순 l 편집인 우병순 l 보호책임자 김현섭 연락처 010-5865-8117 l 이메일 jdib2017@naver.com l 주소 경기도 화성시 안녕북길 102-4 정도일보 © jungdoilbo.com All rights reserved. 정도일보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