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늘 저를 ‘박선생님’이라 불러주시던, 따뜻한 교육자 천세영 선생님께

  • 등록 2025.04.22 08: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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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 박상윤 대한민국교원조합 사무총장]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불과 며칠 전,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안타깝게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순간, 마치 세상이 조용히 멈춘 듯했습니다. 안타까운 사고 소식과 위급한 수술 소식을 들었을 때도, 선생님이라면 금세 훌훌 털고 일어나실 거라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지금도 이별이 너무나도 황망하기만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선생님의 따뜻한 목소리도, 따뜻한 미소도, ‘박선생님’이라 불러주시던 그 인자한 호칭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언제나 자신을 ‘교수’가 아니라 ‘선생’이라 불러달라고 하셨지요. 그래서 저도 천세영 교수님이 아니라, 천세영 선생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만큼 선생님께서는 한 사람의 교육자로서, 또 우리 후배 교사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시던 분이셨습니다. 한참 후배인 저에게도 늘 ‘박선생님’이라 부르시며, 진심으로 존중과 신뢰를 보여주셨던 그 따뜻함, 저는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오랜 시간, 우리나라 교육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진 현실에 대해 걱정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교육의 본질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위해 가르치는가, 그 근본적인 질문 앞에서 선생님과 저는 같은 마음으로 깊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 대화 속에서 저는 늘 깨달음을 얻고, 교단에서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며 함께 성장해 나갈 힘을 얻었습니다.

 

제가 졸필로 썼던 몇 편의 글을 읽고, “이건 최고의 글이에요. 박선생님 글에는 진짜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 살아 있어요.” 그렇게 말해주시던 선생님의 그 인자한 목소리와 표정을 저는 잊지 못합니다. 그 칭찬 한 마디, 그 격려 한 마디가 제게는 세상의 어떤 상보다도 큰 힘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대한민국교원조합에서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교육의 본질 회복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지켜보시고, “우리 대한교조 선생님들이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입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던 순간들… 저는 그 말을 가슴에 새기며 지금도 걸어가고 있고, 앞으로도 걸어갈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따뜻한 응원과 미소를 더는 곁에서 들을 수 없다는 게 너무나도 아픕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마지막 식사 한 번, 차 한 잔 함께 나누지 못한 채 이렇게 이별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너무 무겁고 속상합니다.

 

선생님, 이제 편히 쉬십시오. 선생님의 그 깊은 뜻과 철학, 우리는 잊지 않겠습니다. 교육의 본질을 다시 세우는 길, 저와 우리 후배 교사들이 묵묵히 이어가겠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처럼, ‘대한교조 선생님들이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라는 믿음, 결코 헛되지 않도록 더욱 단단한 걸음걸음으로 걸어가겠습니다. ‘박선생님’"이라 불러주시던, 그 이름이 너무나 따뜻했던 당신의 후배교사가 추모의 마음을 담아 선생님께 마지막 제 졸필을 올려 드립니다. 저도 선생님과 같은 ‘진짜 선생님’이 되도록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정말 너무나 그립습니다. 부디 평안히 잠드소서.

 

여전히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2025년 4월의 어느 날, 후배교사 박상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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