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영이 만난 사람] 한국당구의 미래 조명우 선수 아버지, 조지언氏

2019.12.27 00:30:57

 

 

 

[정근영이 만난 사람] 현재 대한민국의 대세 스포츠는 단연 당구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최근 대기업에서 당구대회 개최 및 당구선수 후원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다 당구월드컵의 시청률이 빅3스포츠의 시청률을 넘어선 점 등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또한 여러 TV채널 프로그램에서 당구경기를 방영하고 있어 일반인들도 몇몇의 당구선수 이름정도는 알고 있는 현실이다. 이 가운데 대한당구연맹 조명우 선수는 최연소 전국대회 우승, 최연소 국내 남자당구선수 랭킹1위 등 한국 당구계의 새로운 획을 긋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성과와 업적이 본인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일까? 인터뷰를 하면서 본 기자는 이런 조명우 선수의 결과에 대해 본인의 노력이 가장 주효했지만 이와 함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지원해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본다. 즉, 그를 가장 잘 알고 이해하며 이와 함께 오직 사랑과 믿음으로 지켜주는 조력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바로 조명우의 부친, 조지언씨의 헌신적인 뒷받침을 말하고 싶다. 그는 조명우 선수의 정신적, 신체적 멘토가 되어주는 것은 물론, 그동안 조명우 선수의 당구생활과 관련된 원활한 소통과 적지 않은 업무의 보좌까지 모두 그의 몫이었다. 또한 당구 외적으로는 인생선배로써의 조언도 아끼지 않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무한신뢰와 사랑으로 조명우 선수의 자존감을 높이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그를 만나 인간 조명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명우, 근성 강한 노력형 선수

우리 명우는 지지 않아요. 승리하거나 무언가를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조명우 선수의 아버지 조지언씨의 말이다. 현재 조지언씨는 동호인이지만 대한체육회 당구종목 등록선수 출신이다. 이와 함께 당구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강해 한때 당구강사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는 그는 평생을 당구와 함께 해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가 처음 당구를 접하게 된 것은 중학교 시절 우연히 찾은 클럽에서였고 이내 당구는 유일한 친구이자 매력적인 스포츠로 다가왔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성향으로 다른 스포츠종목에도 일정부분 매력은 느꼈지만 당구 종목은 유난히 그를 빠져들게 했다.

 

그때부터 누구보다 열심히 당구를 공부하고 이와 관련된 시스템을 찾아보는 등 당구와 함께하는 시간들이 너무나도 즐거운 순간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조지언씨에 따르면 조명우 선수는 자신이 당구장을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초등학교 1학년때 본격적인 당구인의 길로 들어섰다.

 

이 때 당구 자세 및 시스템을 조금씩 알려주는 아버지의 지도아래 당구를 시작했고 아버지의 기억속 아들은 유난히 근성이 강했던 아이로 작은 키에 경험도 없는 아들이 득점을 위해 1적구를 바라보는 그 눈빛을 선명히 기억한다고 답했다.

 

그는 조명우 선수에게 당구이론과 실전 모두를 가르쳐야 했고 아들을 훈련시키기 위한 교육내용을 정리하다 밤을 지새운 적도 많았다고 한다.

 

국내외 당구관련 서적들을 활용하고 당구선배님들의 조언을 정리하는 등 보다 효율적인 훈련커리큘럼을 작성하는 일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한 정확히 표현되지 않는 아들의 타구법이나 회전조절 등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본인이 거울을 보며 시물레이션을 하는 등 매일을 연습했다.

 

그 덕분에 조명우 선수는 TV프로그램 스타킹 당구신동에서 이제는 성인무대까지 접수한 대한민국의 준비된 비밀병기로 성장했다.

 

슬럼프는 성장 과정, 진심어린 조언 주효

그렇게 아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한 날들을 보내던 그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조명우 선수가 당구를 치기 시작할때쯤 조지언씨는 이혼을 결정하게 됐다. 이런 과정에서 아들이 혹시 엇나가거나 잘못된 생각을 가질까 우려했다고 조심스럽게 회상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조명우 선수는 오히려 끊임없이 당구와 함께하며 명랑하고 유쾌한 성격으로 성장했고 패배한 게임을 통해 결과를 인정하고 스스로를 격려하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고 한다.

 

조지언씨는 아들의 여러 슬럼프 과정을 지켜보며 항상 아들 옆에서 격려와 용기를 북돋아주는데 최선을 다했다. 함께 공을 섞어가며 누구나 겪는 일인데다 이를 계기로 한걸음 성장할 수 있다는 진심어린 조언이었다.

 

실제 그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큐를 잡고 있는 아들을 보고 있을 때 가장 즐겁다고 한다.

 

아버지는 조명우 선수가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는 선수로 성장하길 주문했다.

게임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위해 수많은 연습을 지나칠 정도로 반복했고 혹여나 연습이 제대로 되지 않는 날이면 하루에 20시간 가까이 큐를 놓지 않은 적도 있다고 한다. 이때부터 체력관리가 중요한 종목이라는 이유를 들어 일정량의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하도록 했다.

 

조명우 선수는 연습만 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을 쪼개 정기적으로 자신의 모교인 수원 매탄고등학교를 찾아 후배들을 격려해주는 어른스러운 모습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겪었던 훈련과정이나 궁금했던 내용들을 설명하며 참 선배의 역할도 잘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아들이 어떤 선수로 자랐으면 좋겠냐는 기자의 물음에 예전이나 지금이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문을 열은 후 자신만이 가진 당구스타일을 건립하고 예의범절을 지키는 인성까지 겸비해 지금 당구를 시작하려는 어린 친구들의 롤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력보다 인성, 내적성장 강조

조지언씨는 아들에게 항상 인성을 강조한다고 한다.

늘 겸손하며 지금보다 톱클래스가 되더라도 모든 선배들을 존경할 줄 알아야 한다는 내용 등 인성이 바로선 명우로 교육하고 있다. 당구선수가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누군가 제2의조명우를 꿈꾸고 있다면 가능성이 보이는 어린친구들이 열심히 당구를 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많은 관심을 주는 동기부여와 함께 무엇보다 이들이 당구를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조언했다.

 

조지언씨가 아들과 함께 당구를 하고 있는 지금, 최고의 기억으로 꼽는 일은 최근 열렸던 김경률추모배 당구대회에서 아들과 팀을 이뤄 우승한 사실이다.

 

부자(父子)가 함께 운동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평범한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이들이 좋아하는 운동을 함께 하며 즐거움을 공유하는 모습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한편 조지언씨의 요즘 최대 고민은 아들의 병역문제와 당구계 부담극복이다. 왜냐하면 병역은 의무이지만 당구 영역에서 한참 성장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고.

 

이와 함께 조명우 선수를 바라보는 당구계의 기대가 아들에게 부담으로 느껴지진 않을지 걱정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조지언씨는 우리 명우는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아이라고 강조하면서 습관은 가장 훌륭한 조력자다. 끊임없이 연습하고 늘 겸손하며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란다고 아들에 대한 무한사랑을 과시했다.

정근영 newslog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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